Design story

멀리서 보면 비슷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다른 넛지와 다크 패턴

짓. 2020. 8. 21. 16:08

의도한 일과 의도하지 않은 일


넛지는 '옆구리를 슬쩍 찌른다'라는 뜻으로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있을 때 이를 강요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것을 뜻합니다. 마케팅이나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넛지효과를 이용해 사람들에게 소비 또는 어떠한 행동을 유도합니다.

 

넛지를 좋은 디자인 방향성을 가진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접목한다면 좋겠지만, 현재는 넛지를 이용한 제품이나 서비스들에 좋은 방향성을 가진 어떠한 것보다, 넛지를 통해 사람들을 속이는 함정들이 많이 숨어있습니다. 이 같은 속이는 넛지를 '다크 패턴'이라 부릅니다.

 

다크 패턴이란? 

다크 패턴(Dark Pattern)은 영국의 해리 브링널(Harry Brignull)이 2010년 처음 언급한 개념으로 의도적으로 사용자를 속여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남을 속이는 넛지'라고 생각하면 빠를 것 같습니다. 이러한 수법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고, 사람들은 누군가에 의해 착취당하고 속임 당하고 있습니다. 이에 2015년 EU는 다크 패턴을 단속하는 법안인 'The Consumer Right Dlrective'를 통해 몇 가지 방식의 다크 패턴을 불법으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유럽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한국에서도 다크 패턴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몇 가지 다크 패턴을 살펴보겠습니다.  


미끼와 스위치 (Bait and Switch)

 

 

휴대전화 본인 인증

애플리케이션 회원가입을 하거나, 신용카드 결제와 같은 신분을 확인할 때 많은 사람들이 휴대전화로 신분을 인증합니다. 이 신분 인증을 하는 과정에서 다크 패턴이 있다는 걸 눈치채셨나요? 저 필수 동의 체크 속에 광고성 정보 수신이 숨어있습니다. 제대로 하나하나 확인하지 않으면 엄청난 스팸문자가 우리 핸드폰에 찾아오죠.

 

지속된 강요 (Forced Continuity)

 

비즈니스 모델이 구독 경제화되어감에 따라 점점 더 늘어가는 방식으로 무료로 1개월간 사용 후에 정기결제를 하는 시스템이 이 방식에 속할 수 있습니다.  저도 속아본 적이 있는데요. 유튜브 프리미엄 1개월 무료 구독권이 이에 해당합니다. 1개월 무료라 하여 가입하고 이용하다가 1개 월이 지났는지 몰랐습니다. 다음 달 휴대폰 요금을 보니  저번 달보다 더 증액되어 확인해 보니 유튜브 프리미엄 자동결제였습니다. 1개월 무료 구독권이 1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자동 결제되어 계속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그 사항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동의했었을 겁니다. 하지만 결제하기 전 다시 물어봐주었으면 어땠을까요? 제가 사용하지 않았을까요?


제가 디자인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선한 영향력입니다. 착한 마음을 가지고 누군가를 위해 디자인한다면 그 디자인은 적어도 사용하는 사람을 배신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다크 패턴을 통해 남을 속이며 순간적으로 많은 부를 축척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일 뿐 그다음은 사용자들에게 배신감을 주는 것밖에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라는 속담이 있듯이 다크 패턴 홍수 속에서 정신 차리고 행동해야겠지만, 기획하는 입장에서 윤리적 의식이 더 선행되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선한 영향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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